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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문학(American or British Literature)

[방디] 어니스트 헤밍웨이 - 흰 코끼리 같은 언덕 (한글번역) / Ernest Hemingway - Hills Like White Elephants (Korean Transl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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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방디입니다.

 

지난 글에서 Ernest Hemingway의 Hills Like White Elephants 원문을 소개했었는데요.

말씀드렸던 것처럼 오늘은 한글 번역본을 안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미 인터넷에 올라와있는 번역문이 있지만, 아래 내용은 제가 스스로 번역한 글입니다.

혹시 다른 곳에서 활용하고자 하시면 댓글로 요청 부탁드리며, 부족한 부분이 있을 경우에도 댓글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Hi, this is BangD.

As promised in last article, I now present you the Korean-translated version of [Hills Like White Elephants], by Ernest Hemingway. Hope you can find it useful, and if there is any issue related to copyright or translation, please let me know through comments.

Thank you.


※ 원문 보러 바로가기 (Link for the original text) bangd-news.tistory.com/19

 

[방디] 어니스트 헤밍웨이 - 흰 코끼리 같은 언덕 (원문) / Ernest Hemingway - Hills Like White Elephants (Origi

안녕하세요. 방디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단편, [흰 코끼리 같은 언덕]이라는 글을 소개하려 합니다. 저는 학부 수업에서 이 글을 처음 접했었는데요. 짧지만 수업 당시에는

bangd-news.tistory.com


흰 코끼리 같은 언덕

어니스트 헤밍웨이

19278

 

     에브로 골짜기 건너의 언덕은 하얗고 길었다. 언덕 한 쪽은 그늘도, 나무도 없었고 햇빛 아래 놓인 두 철로 사이에는 역이 있었다. 역의 측면 가까이에는 건물의 따스한 그림자가, 그리고 파리를 쫓고자 대나무 구슬을 엮어 만든 발이 술집 안 출입문에 걸려 있었다. 건물 밖, 그늘 안 탁자에는 미국인, 그리고 그 남자와 함께 온 소녀가 앉아 있었다. 날씨는 매우 더웠고, 바르셀로나에서 오는 고속열차가 40분 만에 도착했다. 열차는 정거장에 멈춰 2분간 머물렀다가 마드리드를 향해 떠났다.

     뭘 마실까요?” 소녀가 물었다. 소녀는 모자를 벗어 상 위에 올려놓았다.

     꽤 덥군.” 남자가 말했다.

     우리 맥주 마셔요.”

     맥주 두 잔 주세요.” 남자는 커튼 안쪽을 향해 말했다.

     큰 걸로요?” 출입구에서 여자가 물었다.

     , 큰 걸로 두 잔요.”

     여자는 맥주 두 잔과 컵받침 두 개를 가져 왔다. 컵받침과 맥주잔을 탁자에 둔 여자는 남자와 소녀를 쳐다보았다. 소녀는 언덕 능선을 바라보다 눈을 떼었다. 언덕은 태양 아래 하얗게 보였으며, 군데군데 갈빛을 띄며 건조함을 보였다.

     마치 흰 코끼리 같아요.” 소녀가 말했다.

     난 본 적이 없는데.” 남자가 맥주를 마셨다.

     봤을 리가 없죠.”

     봤을 지도.” 남자가 말했다. “내가 못 봤다고 말만 하는 건 아무것도 입증하지 못해.”

     소녀는 구슬로 만든 발을 바라보았다. “무언가 칠해놨네요. 뭐라 적혀 있는 거예요?”

     아니스 델 토로. 술 이름이야.”

     마셔볼까요?”

     남자가 발 너머를 향해 여기요를 외치자 여자가 술집 쪽에서 나왔다.

     “4 레알이요.” “아니스 델 토로 두 잔 주세요.”

     물이랑 같이요?”

     물이랑 같이 마실 거야?”

     잘 모르겠는데.” 소녀가 말했다. “물이랑 같이 마시면 괜찮아요?”

     괜찮지.”

     물이랑 같이 드려요?” 여자가 다시 물었다.

     , 같이 주세요.”

     맛이 꼭 감초 같네요.” 소녀가 말하며 잔을 내려놓았다.

     다 그런 식이지.”

     맞아요.” 소녀가 말했다. “다 감초 맛이 나죠. 특히 당신이 오래 기다려 왔던 모든 것들이요. 마치 독한 술 압생트 같이.”

     , 그만해.”

     먼저 시작했잖아요.” 소녀가 말했다. “난 재밌었는데.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고요.”

     그래, 좋은 시간을 가져 보자고.”

     좋아요. 난 노력하고 있었는데. 언덕이 흰 코끼리 같아 보인다고 말했죠. 빛나지 않아요?”

     빛나네.”

     난 새로운 술을 마셔보고 싶어 했어요. 그게 우리가 하는 전부잖아요. 그렇죠? 무언가 보며 새로운 술을 마시는 거.”

     그런 것 같네.”

     소녀는 언덕 너머를 바라보았다

     참 사랑스러운 언덕이네요.” 소녀가 말했다. “사실 흰 코끼리를 똑 닮지는 않았어요. 난 그냥 나무 사이사이로 보이는 언덕 색을 말하고 싶었어요.”

     우리 다른 술도 마실까?”

     좋아요.”

     따스한 바람이 불자 탁자를 향해 발이 흔들렸다.

     맥주가 시원하고 맛있네.” 남자가 말했다.

     너무 좋아요.” 소녀가 말했다.

     이거 정말 간단한 수술이야, 지그.” 남자가 말했다. “사실 수술이라고 부르기도 뭐하지.”

     소녀는 탁자 다리 쪽 바닥만 바라보았다.

     별로 싫어하지 않잖아, 지그. 정말 별 거 아니야. 그냥 공기만 좀 집어넣는 거야.”

     소녀는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내가 같이 가서 계속 함께 있어 줄게. 공기만 좀 넣으면 모든 게 자연스러워질 거야.”

     그러고 나면 우리는 어떻게 되죠?”

     다 잘 될 거야.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왜 그렇게 생각해요?”

     우릴 방해하는 건 이것뿐이야. 이게 유일하게 우리를 불행하게 하는 거라고.”

     소녀는 발을 바라보며 손을 뻗어 구슬 두 줄을 잡았다.

     그러고 나면 우린 다 괜찮고, 행복해질 거라는 거죠.”

     그럴 거야. 두려워할 필요 없어. 이미 했던 사람들을 많이 봤는걸.”

     나도요.” 소녀가 말했다. “그리고 하고 나면 다들 엄청 행복해 하던걸요.”

     , 하고 싶지 않으면 안 해도 돼. 원하지 않는 걸 강요하진 않을 거야. 그렇지만 정말 간단한 거라고.”

     그리고 당신은 정말 원하고요?”

     난 이게 최선이라고 생각해. 하지만 너가 정말 원하지 않는다면 나도 너가 하길 원하지 않아.”

     그리고 내가 만약 한다면 당신은 행복해지고, 모든 게 그대로일 거고, 당신은 날 사랑할 거고요?”

     지금도 사랑해. 사랑하는 거 알잖아.”

     알아요. 하지만 내가 만약 하면 모든 게 다시 좋아질 거고, 내가 흰 코끼리 같은 걸 말하더라도 당신이 좋아할 거란 거잖아요?”

     정말 좋아할 거야. 지금도 좋지만 단지 지금은 그런 생각을 할 겨를이 없어. 내가 걱정할 때 어떤지 잘 알잖아.”

     내가 만약 한다면 다시는 걱정 따위 하지 않을 거예요?”

     이건 다시는 걱정 안 해. 정말 간단하니까.”

     그러면 나 할게요. 난 내가 어떻게 되든 상관 없으니까.”

     무슨 말이야?”

     내가 어떻게 돼도 상관 없다고요.”

     난 상관 있어.”

     그렇다 해도 난 내가 상관 없어요. 나는 그걸 할 거고 그러고 나면 모든 게 다 좋아지겠죠.”

     그렇게 생각하는 거라면 그걸 하는 것 나는 원하지 않아.”

     소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역 끝을 향해 걸어갔다. 맞은편에는 에브로 만을 따라 나무와 곡식 들판이 펼쳐져 있었다. 멀리 강 건너에는 산이 있었다. 구름의 그림자가 곡식 들판을 따라 움직였고 소녀는 나무 사이로 강을 보았다.

     그리고 우리 전부 다 가질 수 있어요. 우린 모든 걸 다 가질 수 있고, 매일매일 그게 더 가능하도록 만들 거예요.”

     뭐라고 했지?”

     우린 모든 걸 다 가질 수 있어요.”

     아냐, 못 해.”

     우린 전 세계를 가질 수 있어요.”

     아냐, 못 해.”

     우린 어디든 갈 수 있어요.”

     아냐, 못 해. 그건 더 이상 우리 것이 아냐.”

     우리 거예요.”

     아니야. 그리고 한 번 뺏기면 다시 가져올 수 없어.”

     하지만 아직 안 뺏겼잖아요.”

     기다려 보자고.”

     그늘로 다시 들어와.” 남자가 말했다. “그런 식으로 느끼지 말아야 돼.”

     난 아무 것도 느끼지 않아요.” 소녀가 말했다. “난 그저 아는 거예요.”

     너가 원하지 않는다면 어떤 것도 하길 원하지 않 -”

     나한테 좋지 않은 것도 말이죠.” 소녀가 말했다. “나도 알아요. 우리 다른 맥주 마실까요?”

     좋아. 그런데 하나 이해해야 할 -”

     나 이해해요.” 소녀가 말했다. “우리 그만 얘기하면 안돼요?”

     둘은 탁자에 앉았다. 소녀는 골짜기 마른 쪽 언덕을 바라보았고, 남자는 그런 그녀와 탁자를 바라보았다.

     이건 이해해야 돼.” 남자가 말했다. 너가 원하지 않으면 난 너가 그걸 하길 원하지 않아. 그리고 만약 그게 너한테 의미가 있다면, 나는 정말 함께 헤쳐나갈 뜻이 있어.“

     당신한테는 의미가 없나요? 우리 잘 할 수 있잖아요.”

     당연히 의미 있지. 하지만 내가 원하는 건 너야. 다른 사람이 아니라. 정말 간단하다는 것도 잘 알고.

     , 간단하다는 거 잘 알겠죠.”

     그런 식으로 얘기해도 괜찮지만, 난 알아.”

     나를 위해서 하나만 해줄래요?”

     무엇이든 해줄게.”

     제발 제발 제발 제발 제발 제발 제발 얘기를 멈출래요?”

     남자는 아무 말 없이 역의 벽에 세워둔 가방을 바라보았다. 가방에는 이들이 그동안 밤을 보낸 호텔들의 라벨이 붙어 있었다.

     그렇지만 난 너가 그러길 원하지 않아.” 남자가 말했다. “난 그건 아무 상관 없어.”

     나 비명 지를 거예요.” 소녀가 말했다.

     여자가 맥주 두 잔을 들고 발을 지나 나오더니 축축한 컵받침 위에 잔을 내려놓았다. “오 분 후에 열차가 옵니다.” 여자가 말했다.

     뭐라 한 거예요?” 소녀가 물었다.

     열차가 오 분 후에 온다네.”

     소녀는 감사의 의미로 여자를 향해 밝은 미소를 보였다.

     난 역 반대편으로 가방을 좀 옮겨 둘게.” 남자가 말하자 소녀는 남자에게 미소를 지었다.

     좋아요. 다녀오면 맥주 마시고 일어나요.”

     남자는 묵직한 가방 둘을 들고 역의 반대 선로 쪽으로 옮겼다. 남자는 선로를 한 번 바라봤지만 열차는 보이지 않았다. 돌아가며 술집의 방을 지나치자 열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술을 마시고 있었다. 남자는 아니스 한 잔을 마시고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다들 각자의 이유로 열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남자는 발을 지나갔다. 소녀가 탁자에 앉아 남자를 향해 미소 지었다.

     기분 좀 나아졌어?” 남자가 물었다.

     난 괜찮아요.” 소녀가 말했다. “난 아무 문제 없어요.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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